적 스파이크 해체하는데 ‘틱’ 소리만 나고 클릭이 안 돼서 허무하게 진 라운드, 저만 있는 거 아니죠? 저도 큰맘 먹고 장만한 지슈라2의 4000Hz 폴링레이트 성능을 뽐내려다, 결정적인 교전 순간에 셰리프 발사가 안 되는 끔찍한 경험을 한두 번 한 게 아닙니다.
처음엔 당연히 발로란트 게임 버그나 로지텍 G허브 프로그램 문제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인터넷에 떠도는 해결법은 다 해봤습니다. 드라이버 재설치, 게임 재설치,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 뭘 해도 소용없더라고요. 거의 마우스를 집어 던지기 직전에, 저는 전혀 다른 곳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았습니다. 범인은 그래픽카드도, 게임 자체도 아닌, 바로 제 CPU였습니다.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오늘도 바쁜 당신을 위해 결론부터 갑니다.
- 발로란트에서 마우스 클릭이 씹히는 현상은 90% 이상 ‘하이 폴링레이트(High Polling Rate)’를 CPU가 감당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마우스 불량이나 단순 버그가 아닐 확률이 높아요.
- 4000Hz, 8000Hz 같은 높은 폴링레이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CPU를 혹사시킵니다. 게임 프레임은 그래픽카드가 책임지지만, 마우스의 정밀한 입력 신호 처리는 CPU의 몫이거든요.
- 무작정 1000Hz로 내리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내 PC 사양에 맞춰 CPU 점유율을 직접 확인하고, 클릭 씹힘이 없는 가장 높은 최적의 값을 찾는 게 진짜 해결책이에요.
제가 돈 버리고 깨달은 진실: 범인은 G허브가 아니었어요
컴퓨터 부품 가게 사장님들이 보면 웃을 수도 있지만, 전 처음에 폴링레이트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숫자가 높으면 좋은 거겠거니 했죠. 이걸 아주 쉽게 비유해 드릴게요.
폴링레이트, 마우스를 똑똑하게 만드는 ‘보고 횟수’
폴링레이트는 마우스가 1초에 몇 번이나 자기 위치와 클릭 상태를 PC에 보고하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예요. 1000Hz는 1초에 1000번, 4000Hz는 4000번 보고하는 셈이죠. 당연히 보고를 자주 할수록 더 정밀하고 빠르게 반응하겠죠?
보고가 잦을수록 힘들어하는 건 ‘컴퓨터의 두뇌(CPU)’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마우스가 1초에 4000번씩 “나 여기 있어요! 클릭했어요!” 하고 소리치면, 그걸 일일이 듣고 처리하는 건 누구일까요? 바로 CPU입니다. 발로란트처럼 0.1초의 반응속도가 중요한 게임에서는 이 보고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처리해야 하는데, CPU가 다른 일(게임 연산, 사운드 처리 등)로 바쁘면 마우스의 보고를 가끔 놓치게 되는 겁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겪는 ‘클릭 씹힘’ 현상의 정체란 말이죠.
이 CPU라는 녀석, 파고들면 정말 머리 아프거든요. 코어가 어떻고 스레드가 어떻고… 혹시 더 궁금하면 제가 예전에 정리해 둔 글이 있는데, 그거 한번 참고해보세요. 지금은 그냥 ‘폴링레이트가 높을수록 CPU가 힘들어한다’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내 PC의 한계, 직접 확인하고 광명 찾는 법 (실전 가이드)
자, 그럼 이제 내 컴퓨터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해볼 시간입니다. 겁먹지 마세요. 5분이면 충분합니다.
1단계: 작업 관리자 켜고 발로란트 훈련장으로!
- Ctrl + Shift + Esc 키를 눌러 작업 관리자를 켭니다.
- ‘성능’ 탭으로 이동해서 ‘CPU’ 그래프가 보이게 창을 띄워두세요.
- 발로란트를 실행하고, 훈련장에 들어갑니다. (다른 유저가 없는 환경에서 테스트하는 게 정확해요)
- 마우스를 가만히 뒀을 때와, 정신없이 좌우로 흔들 때 CPU 점유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눈으로 확인하세요. 아마 마우스를 흔들 때마다 CPU 점유율 그래프가 요동치는 게 보일 겁니다.
2단계: 1000Hz부터 차근차근, 최적의 값 찾아보기
이제 G허브 같은 마우스 설정 프로그램을 열고, 폴링레이트를 1000Hz로 맞춘 뒤 데스매치나 스파이크 돌격처럼 교전이 잦은 모드를 플레이해보세요. 클릭이 전혀 씹히지 않고 쾌적하다면, 다음 단계로 2000Hz로 올리고 다시 테스트하는 겁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클릭 씹힘이 발생하기 직전의 가장 높은 값’**이 바로 당신 PC의 최적 폴링레이트입니다.
제 PC(i7-12700F)의 경우, 4000Hz에서는 교전 시 가끔 씹혔지만 2000Hz에서는 아주 쾌적하게 작동하는 걸 확인하고 2000Hz에 정착했습니다.
잠깐! 이 분야 덕후를 위한 TMI (시간 없으면 넘어가세요!) 발로란트 그래픽 설정에 있는 ‘NVIDIA Reflex 로우 레이턴시’ 옵션, 다들 ‘켜기+부스트’로 쓰고 계시죠? 이 옵션은 시스템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 CPU를 항상 최대 클럭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CPU 점유율이 이미 높은 상태라면, 하이 폴링레이트와 만나 병목 현상을 더 심화시킬 수도 있어요. 만약 클릭 씹힘이 너무 심하다면, 폴링레이트를 먼저 조절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Reflex 옵션을 ‘켜기’로만 바꿔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한 방법입니다.
이제 교전에서 당당하게 샷 날릴 수 있겠죠?
비싼 돈 주고 산 게이밍 마우스,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1000Hz로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이제 남들이 좋다는 설정 무작정 따라 하지 말고, 오늘 제가 알려드린 방법으로 내 컴퓨터에 맞는 ‘나만의 최적값’을 한번 찾아보세요. 어이없게 클릭 씹혀서 지는 판은 더 이상 없을 겁니다.
물론, 궁극적인 해결책은 CPU를 업그레이드하는 거겠죠. 하지만 그전까지는, 우리에게 맞는 최적의 타협점을 찾아 똑똑하게 게임을 즐기는게 최고겠죠!
저는 CPU 사양 좋은데도 클릭이 씹히는데, 이건 버그 아닌가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최신 고사양 CPU를 사용하는데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발로란트 자체의 최적화 문제나 특정 소프트웨어(보안 프로그램, 오버클럭 유틸리티 등)와의 충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요. 이 경우엔 라이엇 게임즈에 직접 문의해보거나, 클린 부팅 상태에서 게임을 실행해 다른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는지 확인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CPU의 순간적인 부하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로지텍 G허브 말고 다른 브랜드 마우스도 이런 문제 생기나요?
네, 그럼요. 이건 특정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하이 폴링레이트’ 기술 자체의 특성입니다. Razer의 8000Hz 지원 마우스 등 다른 고성능 게이밍 마우스를 사용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동일한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우스 브랜드와 상관없이, 내 PC의 CPU 성능이 하이 폴링레이트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요.
폴링레이트 낮추면 에임에 불리하지 않나요?
프로게이머 수준의 민감함을 가진 분이 아니라면, 1000Hz와 2000Hz의 차이를 체감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오히려 클릭이 씹히는 불안정한 4000Hz보다, 안정적으로 모든 입력을 처리해주는 1000Hz나 2000Hz가 실제 게임 플레이에는 훨씬 더 유리합니다. ‘정밀함’보다 ‘안정성’이 우선이라는 걸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