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노트북으로 일하고, 퇴근해서도 노트북으로 유튜브 보고… 어느 날 문득 쇼윈도에 비친 제 모습을 봤는데, 목만 앞으로 쭈욱 빠져나온 거북이 한 마리가 서 있더군요. 목 뒤는 항상 뻐근하고, 어깨는 돌덩이처럼 뭉쳐있었죠. 물리치료를 받아도 그날뿐, 다음 날이면 다시 원점이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바로 노트북 받침대를 샀습니다. 인터넷에서 ‘거북목엔 받침대가 최고’라는 글을 봤거든요. 일단 눈높이를 높이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죠. 그런데 웬걸, 목은 좀 편해진 것 같은데 이번엔 손목이 시큰거리고 어깨가 결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니, 이건 또 왜 이래?” 마치 풍선효과처럼 한 곳을 누르니 다른 곳이 튀어나오는 기분이었어요. 몇 번의 실패와 삽질 끝에, 저는 노트북 받침대 사용법의 ‘결정적인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 황금률: 화면 상단이 내 눈높이와 같거나 살짝 아래에 오게 맞추세요.
- 진짜 비밀: 노트북 받침대는 **’별도의 키보드와 마우스’**와 함께 써야만 100% 효과를 봅니다. 이게 제일 중요해요.
- 각도가 중요해: 화면을 그냥 높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 시선과 직각이 되도록 살짝 기울여줘야 합니다.
- 의자 높이부터 점검: 받침대 높이를 맞추기 전에, 내 발이 바닥에 편안하게 닿도록 의자 높이를 먼저 조절하는 게 순서입니다.
가장 흔한 실수: 받침대만 덜렁 사면 ‘어깨 통증’이 찾아옵니다
저를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목이 아프니까 ‘화면 높이’만 생각하고 받침대만 덜렁 사는 거죠. 그리고는 어깨가 하늘로 승천할 것 같은 괴상한 자세로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게 됩니다. 마치 피아노를 서서 치는 것처럼 팔을 한껏 들어 올린 채로 말이죠.
노트북은 태생적으로 키보드와 화면이 붙어있는 게 문제입니다.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면 키보드는 저 위로 올라가 버리고, 손을 편한 위치에 두면 화면은 저 아래로 내려가 버리죠. 둘 중 하나는 무조건 포기해야 하는 구조예요. 이 딜레마를 해결하지 않으면, 거북목을 피하려다 어깨 회전근개에 무리를 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노트북 받침대를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별도의 무선(또는 유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반드시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화면은 받침대로 눈높이에 맞추고, 손은 책상 위 가장 편안한 위치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쓰는 것. 이게 바로 거북목과 어깨 통증을 동시에 잡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받침대+키보드+마우스’는 그냥 한 세트라고 외우세요.
그래서, 대체 얼마나 높여야 하는데요? (황금률 공개)
자, 이제 별도의 키보드와 마우스가 준비되었다는 가정하에, 가장 이상적인 받침대 높이를 알려드릴게요. 이건 그냥 외우세요.
화면 상단 끝이 내 눈높이에 오도록!
- 가장 먼저, 의자 높이부터 조절하세요.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편안하게 닿고, 무릎이 90도 정도로 구부러지는 높이가 좋습니다.
- 그다음, 의자에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허리를 펴고 앉으세요.
- 정면을 자연스럽게 바라봤을 때, 노트북 화면의 맨 위쪽 가장자리가 내 눈높이와 정확히 일치하거나, 아주 살짝 아래에 위치하도록 받침대 높이를 조절하세요.
- 절대 화면 중앙이나 아래쪽을 눈높이에 맞추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여전히 고개를 숙이게 돼요.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15도 정도 향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 높이를 맞췄다면, 화면을 살짝 기울여서 내 얼굴과 화면이 직각을 이루도록 조절해주세요. 그래야 화면 전체가 선명하게 보이고 눈의 피로도 줄어듭니다.
이 간단한 원칙 하나만 지켜도, 목이 앞으로 빠지는 걸 막고 척추가 자연스러운 C자 커브를 유지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의외의 복병: ‘무게’와 ‘재질’도 따져봐야 합니다
높이 조절 기능만 보고 아무 받침대나 샀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집에서만 쓸 건지, 카페나 도서관에도 들고 다닐 건지에 따라 선택 기준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 휴대성: 매일 들고 다닐 거라면 무조건 가볍고 접이식인 제품이 장땡입니다. 저는 처음에 튼튼해 보인다고 2만 원짜리 무거운 통 알루미늄 제품을 샀다가, 가방에 넣는 순간 벽돌 하나 넣는 기분이라 결국 집에만 모셔두게 되더군요. 결국 1만 원 더 주고 가벼운 접이식 제품을 새로 샀는데, 훨씬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처음부터 사용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게 돈을 아끼는 길입니다.
- 재질과 안정성: 16인치 이상의 무거운 게이밍 노트북을 쓴다면, 플라스틱보다는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알루미늄 소재가 좋습니다. 타이핑할 때마다 받침대가 흔들리면 은근히 신경 쓰이고 집중력도 떨어지거든요. 특히 알루미늄은 노트북의 열을 식혀주는 방열판 역할도 겸해서, 발열이 심한 노트북 사용자에게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죠.
잠깐! 이 분야 덕후를 위한 TMI (시간 없으면 넘어가세요!)
인체공학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모든 관절이 90도를 이루는 것’입니다. 무릎 각도 90도, 허리 각도 90도, 그리고 팔꿈치 각도 90도죠. 노트북 받침대를 사용하는 진짜 이유는, 화면을 눈높이로 올려서 목과 등을 펴고, 별도 키보드를 사용해서 팔꿈치 각도를 90도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즉, 상체 전체의 자세를 교정하는 과정인 셈이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버티컬 마우스’나 ‘인체공학 키보드’까지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받침대는 ‘분리’를 위한 도구입니다
결국 노트북 받침대의 핵심은 ‘화면과 키보드를 분리’ 시켜서, 데스크톱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습니다.
비싼 돈 주고 전동 조절 스탠드를 살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눈높이 황금률’과 ‘키보드/마우스 분리’ 원칙만 기억하세요. 그러면 어떤 받침대를 쓰든, 아니면 두꺼운 책 몇 권을 쌓아 쓰더라도 당신의 목과 어깨는 해방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꼭 별도의 키보드랑 마우스를 사야만 하나요?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꼭 사야 합니다. 그걸 안 살 거면 받침대를 쓰는 의미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요. 어깨와 손목 통증을 예방하고 올바른 자세를 잡으려면, 받침대와 키보드/마우스는 그냥 한 세트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팬 달린 기능 있는 받침대는 어떤가요?
고사양 게임이나 영상 편집처럼 노트북 발열이 심한 작업을 자주 한다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문서 작업이나 웹서핑 용도라면 굳이 팬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알루미늄 받침대만으로도 충분한 쿨링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지금 당장 받침대 살 돈이 없는데, 대체할 만한 게 있을까요?
물론이죠! 가장 좋은 대체재는 바로 ‘두꺼운 전공 서적’ 이나 안 보는 책들입니다. 책을 여러 권 쌓아서 위에서 설명한 ‘눈높이 황금률’에 맞게 높이를 조절해보세요. 효과는 똑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렇게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