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노트북에 빛나는 새 RAM 스틱을 장착하자, 슬롯에서부터 생명의 빛이 퍼져나가며 노트북이 부활하는 듯한 모습.

느려터진 내 노트북, ‘이것’ 하나로 새 생명 불어넣은 후기 (램 업그레이드)

크롬 탭 10개, 카카오톡, 멜론 플레이어. 딱 이 정도 켰을 뿐인데 노트북에서 ‘위이잉’ 소리가 나면서 마우스 커서가 무지개 동그라미로 바뀌는 순간… 정말 깊은 곳에서부터 화가 치밀어 오르죠. “아, 진짜 이걸 바꿔야 하나?” 하는 고민, 다들 한 번쯤 해보셨을 거예요.

저도 그 지긋지긋한 버벅임에 노트북을 새로 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는데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딱 5만 원 정도 들여 ‘램(RAM)’을 갈아 끼워봤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이건 뭐, 거의 새 노트북을 산 것 같은 기분이더라고요. 느려진 SSD 속도를 깨우는 방법도 함께 적용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니..!

그래서 오늘은 과거의 저처럼 고통받는 친구들을 위해, 제가 직접 부딪히며 터득한 가장 쉽고 확실한 램 업그레이드 방법을 전부 풀어볼까 합니다.

그래서, 괜히 돈만 날리는 거 아냐? (핵심 요약)

  • 가장 먼저 확인할 것: 내 노트북이 램 교체가 가능한 모델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LG 그램이나 갤럭시북 같은 최신 슬림 노트북 중 일부는 램이 메인보드에 아예 붙어있어서 업그레이드가 안돼요. (온보드 램)
  • 호환 램 확인은 Ctrl+Shift+Esc: 이 단축키로 ‘작업 관리자’를 켜면, [성능] → [메모리] 탭에서 내 노트북에 맞는 램 종류(DDR4/DDR5)와 속도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 체감 성능의 ‘국룰’은 16GB: 지금 8GB 램을 쓴다면, 16GB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버벅임의 90%는 사라집니다. 가장 돈값 하는 업그레이드 구간이에요.

램 사기 전 ‘이것’만 확인하면, 실패 확률 0%

쇼핑몰에서 결제 버튼 누르기 전에, 딱 이 3가지만 확인하세요. “아… 잘못 샀다”며 머리를 쥐어뜯는 일은 없을 겁니다.

1단계: 내 노트북, 수술은 가능한가? (온보드 램 확인)

이게 가장 중요해요. 앞서 말했듯, 요즘 노트북은 원가 절감이나 두께 때문에 램을 교체할 수 없는 ‘온보드’ 방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 가장 확실한 확인법: 유튜브에 ‘내 노트북 모델명 + 분해’ 또는 ‘LG 그램 16Z90P 램 업그레이드’ 처럼 검색해보는 게 최고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분해해놓은 영상을 보면, 교체 가능한 램 슬롯이 있는지 없는지 1분 만에 알 수 있어요. (노트북 모델명은 보통 바닥 면 스티커에 적혀 있습니다.)

2단계: 어떤 수혈팩을 써야 할까? (램 규격 확인)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르듯, 노트북마다 맞는 램 규격이 달라요. 이건 무조건 맞춰줘야 합니다.

  • 가장 쉬운 확인법:Ctrl + Shift + Esc 키를 눌러 작업 관리자를 켜세요.
    1. [성능] 탭을 누르고, 왼쪽에서 [메모리]를 선택하세요.
    2. 오른쪽 화면을 보면 8.0GB DDR4 처럼 ‘DDR 버전’이, 아래쪽엔 속도: 3200MHz 처럼 ‘동작 속도’가 나옵니다.
    3. 이 두 가지(DDR 버전, 속도)와 노트북용(SO-DIMM) 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쇼핑몰에서 같은 스펙의 제품을 고르면 됩니다.

3단계: 수술대(책상)는 얼마나 커야 할까? (용량 선택)

램 용량은 ‘작업 책상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책상이 넓어야 여러 작업을 동시에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 8GB: 딱 교과서 1~2권 펼쳐놓을 정도. 웹서핑, 문서 작업은 되지만, 이것저것 켜놓으면 책상 위가 꽉 차서 버벅입니다.
  • 16GB (강력 추천): 전공 서적 여러 권에 노트북까지 올려놔도 넉넉한 크기의 책상. 웬만한 다중 작업, 캐주얼 게임, 사진 편집까지 아주 쾌적하게 처리합니다. 8GB에서 넘어올 때 체감이 가장 확실해요.
  • 32GB 이상: 건축 설계도나 유화 캔버스까지 올려놓는 전문가용 초대형 책상. 영상 편집, 3D 모델링, 프로그래밍 등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잠깐! 램 하나만 추가해도 괜찮을까? (짝꿍 맞춰주기)

노트북을 열어보면 램 슬롯이 2개인데 8GB짜리 하나만 덩그러니 꽂혀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땐 비어있는 슬롯에 램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는데요. 가장 좋은 건 기존에 꽂힌 8GB 램과 똑같은 모델을 사서 짝을 맞춰주는 겁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듀얼 채널’이라고 하는데, 램 2개가 힘을 합쳐 일하는 거라 성능이 훨씬 좋아져요. 만약 똑같은 걸 구하기 힘들면, 최소한 DDR 버전과 동작 속도(MHz)가 같은 제품을 꽂아주는 게 좋습니다.

이제 진짜 수술 시간! (똥손도 괜찮아, 5분이면 끝!)

“전 기계 만지는 거 무서운데요” 하는 분들도 겁먹지 마세요. 정말 별거 없습니다.

  • 준비물: 안경 조일 때 쓰는 작은 십자드라이버, 안 쓰는 신용카드
  • ★매우 중요★: 작업 전에 꼭 화장실 수도꼭지 같은 금속에 손을 한번 대서 몸에 있는 정전기를 방전시켜주세요. 정전기는 전자부품의 천적입니다.
  1. 뒷판 열기: 노트북 전원을 완전히 끄고, 뒷면의 나사를 전부 푸세요. 그다음 모서리 틈에 카드를 살살 밀어 넣어 ‘두둑’ 소리를 내며 플라스틱 걸쇠를 풀어주면 뒷판이 열립니다.
  2. 기존 램 뽑기: 램 양옆을 보면 은색 쇠 클립이 있어요. 이걸 양옆으로 살짝 ‘툭’ 벌리면 램이 비스듬히 튀어 올라옵니다. 그대로 살살 뽑으면 끝.
  3. 새 램 꽂기: 새 램의 홈과 슬롯 방향을 잘 맞춰서 비스듬히 끝까지 쑥 밀어 넣고, 아래로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눌러주면 장착 완료입니다.

이제 뒷판을 닫고 전원을 켜서, Ctrl+Shift+Esc로 작업 관리자를 열고 메모리 용량이 제대로 늘어났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어때요, 새 노트북 부럽지 않죠?

느려터진 노트북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램 업그레이드는 정말 ‘남는 장사’입니다. 큰맘 먹고 노트북 바꾸기 전에, 속는 셈 치고 ‘램 수혈’ 한번 해보세요. 몇만 원의 투자로 얻는 쾌적함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겁니다.

램을 직접 교체하면 무상 수리(A/S) 기간이 사라지나요?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단순 램 업그레이드’ 자체는 보증을 무효화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뒷판을 열다가 다른 부품을 손상시키거나, 플라스틱 하우징을 부러뜨리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상 처리될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램 브랜드가 꼭 같아야 하나요? 삼성, 하이닉스 뭐가 다른가요?

꼭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램이 시장 표준처럼 쓰여서 안정성 면에서 선호도가 높지만, 다른 브랜드 제품이라도 ‘DDR 종류’와 ‘동작 속도(MHz)’만 정확히 맞으면 혼용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듀얼 채널’ 효과를 최대로 보려면 가급적 모든 스펙이 동일한 제품을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업그레이드 후에 노트북 전원이 안 켜져요!

가장 흔한 원인은 램이 슬롯에 제대로 장착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당황하지 말고, 다시 뒷판을 열어 램을 뺐다가 ‘딸깍’ 소리가 나도록 확실하게 다시 장착해보세요. 대부분 이 과정에서 해결됩니다. 그래도 안된다면 기존 램을 다시 꽂아보고, 그래도 안 켜진다면 다른 문제일 수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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