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DDR5 RAM 비교. 램타이밍이 높은 RAM은 데이터 접근이 느리고, 램타이밍이 낮은 RAM은 접근이 빠른 것을 보여준다.

게이밍 노트북 RAM, DDR5라고 무조건 좋다는 말에 속지 마세요

게이밍 노트북 쓰다 보면 “램(RAM)만 업그레이드해도 확 달라진다던데?” 하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요즘엔 DDR5라는 새 규격까지 나와서 “이왕이면 DDR5지!” 하고 덜컥 비싼 돈 주고 사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최신 기술은 일단 써봐야 직성이 풀리지!” 하면서 DDR3에서 DDR4로 넘어갈 때, 정말 큰 기대를 했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요? 게임에서는… 글쎄요? 제가 기대했던 만큼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오늘은 게이밍 노트북 램 업그레이드, 특히 DDR4와 DDR5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겪고 내린 솔직한 결론을 말씀드릴게요. 이거 하나만 알아도 램 때문에 헛돈 쓰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시간 없으신 분들은 이것만 기억하고 가세요.

  • 게임 성능(프레임)에 가장 중요한 건 GPU(그래픽카드) > CPU > RAM 순서입니다. 램은 3순위예요.
  • DDR4에서 DDR5로 바꾼다고 해서, 게임 프레임이 10~20씩 막 오르지 않습니다. 1~5프레임 오르면 많이 오르는 거예요. 체감하기 거의 힘듭니다.
  • 램 용량은 ’16GB’가 국룰입니다. 8GB는 부족하고, 32GB는 대부분의 게임에선 과해요. ’16GB 듀얼 채널’만 맞춰주면 됩니다.

제 친구, 램 32GB로 올렸다가 돈 아깝다고 한 이유

이건 제 친구 얘기예요. 그 친구는 게임할 때 크롬 창을 수십 개씩 띄워놓고, 디스코드에, 방송까지 보는 ‘멀티태스킹의 화신’이었죠. 기존 16GB 램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큰맘 먹고 32GB로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당연히 크롬 창을 아무리 많이 띄워도 버벅임이 사라졌으니 만족했죠. 그런데 정작 제일 중요했던 ‘게임 프레임’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그 친구는 “아, 게임만 할 거면 그냥 16GB 쓸걸. 괜히 돈만 더 썼네” 하고 아쉬워하더라고요.

이걸 알면 뭘 할 수 있을까요? ‘램은 다다익선’이라는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내가 주로 하는 작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작업이 정말로 16GB 이상의 램을 필요로 하는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죠. 대부분의 게이머에게 32GB는 ‘보험’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사실 노트북 램 추가는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다릅니다.

DDR5 vs DDR4, 싸움 붙이면 누가 이길까? (근데 의미 없는 싸움)

자, 오늘의 핵심 주제입니다. DDR5, 이름만 들어도 DDR4보다 훨씬 빠를 것 같죠? 네, 실제로 데이터 전송 속도 자체는 훨씬 빠릅니다. 마치 4차선 도로가 8차선 도로로 넓어진 것과 같아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작업은 8차선 도로를 꽉 채울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램에 계속 보내는 작업이 아니라는 거예요. 오히려 CPU와 GPU 사이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지체 없이(빠른 응답속도)’ 주고받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 DDR5: 도로가 넓고 최고 속도가 높음 (대역폭 ↑)
  • DDR4: 도로는 좁아도 응답 속도가 더 빠릿빠릿함 (레이턴시 ↓)

초기 DDR5 램들은 속도만 빨라졌지, 응답 속도(CL, 램 타이밍)가 너무 느려서 오히려 특정 게임에선 DDR4보다 프레임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기술이 발전해서 DDR5가 대부분의 경우 더 좋긴 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100프레임 나오는 게임에서 103~105프레임 나오는 수준의, 정말 미미한 차이라는 게 팩트입니다.

결론: DDR4 노트북을 쓰고 있다면, 굳이 DDR5 노트북으로 넘어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DDR5는 이제 막 세대교체가 시작된 기술일 뿐, 아직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영역입니다.

내 노트북, 램 업그레이드 가능한지 확인하는 법

“그래서 제 노트북도 램 바꿀 수 있어요?” 이게 궁금하실 텐데요. 요즘 나오는 얇은 노트북 중에는 램이 메인보드에 아예 납땜되어 나와서 교체가 불가능한 ‘온보드’ 방식이 많습니다.

  1. 유튜브에 내 노트북 모델명 + ‘disassembly’ 또는 ‘upgrade’를 검색하세요.
  2. 해외 유튜버들이 노트북 분해하는 영상을 보면, 램 슬롯이 따로 있는지, 아니면 칩이 그냥 박혀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슬롯이 있다면 교체 가능한 겁니다.

진짜 돈값 하는 램 업그레이드는 따로 있습니다

DDR4냐 DDR5냐 싸우는 것보다, 게임 성능에 훨씬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진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 싱글 채널 vs 듀얼 채널: 이게 핵심입니다. 램은 혼자 일하는 것보다, 둘이 함께 일할 때 효율이 미친 듯이 올라가요. 만약 지금 16GB 램 하나만 꽂아서 쓰고 있다면(싱글 채널), 그걸 빼고 8GB 램 두 개를 꽂아서 16GB를 만드는(듀얼 채널) 순간, 게임 최저 프레임이 확 오르고 버벅임이 사라지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 램 업그레이드 1순위는 무조건 ‘듀얼 채널 구성’입니다.
  • 용량 (8GB -> 16GB): 만약 지금 8GB 램을 쓰고 있다면, 16GB로 올리는 건 체감이 확실합니다. 요즘 게임들은 8GB로는 빡빡하거든요. 게임 로딩 속도가 빨라지고, 갑작스러운 프레임 드랍이 줄어듭니다.

잠깐! 이 분야 덕후를 위한 TMI (시간 없으면 넘어가세요!)

램 스펙 보면 ‘램 타이밍(CL)’이라는 값이 있어요. CL40, CL32 이런 식으로 표시되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응답속도가 빠른 좋은 램입니다. DDR5가 초기 욕을 먹었던 이유가 바로 이 CL값이 너무 높아서(느려서)였죠. 또, AMD CPU는 전통적으로 램 클럭(속도)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램 오버클럭’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인텔, AMD 모두 듀얼 채널 구성만 잘해주면 순정 상태로도 충분한 성능을 내줍니다. 노트북에서는 오버클럭이 거의 불가능하니, 그냥 ‘듀얼 채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진짜 뭘 해야 할까요?

자, 이제 램 업그레이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버리고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시간입니다.

  1. 내 노트북 램 용량과 채널부터 확인하세요. (작업 관리자 > 성능 > 메모리 탭에서 확인 가능)
  2. 만약 8GB 싱글 채널이라면? → 축하합니다! 가장 적은 돈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입니다. 당장 같은 용량, 같은 클럭의 램을 하나 더 사서 16GB 듀얼 채널로 만드세요.
  3. 만약 16GB 싱글 채널이라면? → 16GB 램을 하나 더 사서 32GB 듀얼 채널로 만들거나, 기존 램을 팔고 8GB 두 개로 바꾸는 걸 고려해 보세요.
  4. 만약 16GB 듀얼 채널(8GB x 2)을 이미 쓰고 있다면? →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미 게이밍을 위한 최적의 램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서 32GB로 가거나 DDR5로 넘어가는 건, 정말 특별한 작업(영상 편집, 가상 머신 등)을 하지 않는 이상, 투자 대비 효과가 매우 미미할 겁니다. 그 돈을 아껴서 나중에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램 업그레이드는 ‘부족한 걸 채우는’ 개념이지, ‘넘치게 만든다고 성능이 폭발하는’ 마법의 약이 아닙니다.

클럭 높은 DDR4 vs 클럭 낮은 DDR5, 뭐가 나아요?

이건 거의 ‘잘 튜닝된 구형 스포츠카 vs 순정 신형 세단’ 같은 느낌인데요. 대부분의 경우 클럭 낮은 DDR5가 장기적으로 더 낫습니다. DDR5는 기본적인 대역폭 자체가 넓어서, 앞으로 나올 게임이나 프로그램에서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지금 당장 DDR4 환경에서 넘어갈 만큼의 메리트는 없다는 게 핵심입니다.

램 제조사는 어디가 좋아요? 삼성? 하이닉스?

솔직히 말해서,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아무 차이 없습니다.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이저 제조사 제품이라면 뭘 사도 신뢰성이나 성능 면에서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가장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제품으로, 기존에 꽂혀있는 램과 동일한 클럭과 용량으로 맞춰주기만 하면 됩니다.

노트북 램은 직접 교체할 만한가요?

네, 생각보다 훨씬 쉽습니다. 드라이버로 노트북 뒷판 나사 몇 개 풀고, 램 슬롯 양쪽에 있는 고정쇠를 살짝 벌려주면 램이 톡 튀어 올라옵니다. 그대로 빼고 새 램을 비스듬히 꽂은 뒤 살짝 눌러서 ‘딸깍’ 소리가 나게 고정하면 끝입니다. 유튜브에 모델명으로 검색하면 5분짜리 영상 가이드가 널려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보세요. 공임비 아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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