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노트북 사려고 보면 그래픽카드(GPU) 때문에 제일 머리 아프죠? RTX 4050, 4060, 4070…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건 알겠는데, 가격은 왜 천차만별인지. 저도 예전에 “이왕 사는 거!” 하면서 당시 제일 좋다는 RTX 3070이 달린 노트북을 큰맘 먹고 질렀다가, 제대로 현타 온 적이 있습니다.
분명 제 건 3070인데, 같이 게임하는 친구의 3060 노트북보다 프레임이 더 안 나오는 거예요. 처음엔 “내 컴퓨터에 뭐 깔렸나?” 싶었는데, 원인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바로 스펙표에는 잘 보이지도 않게 적혀있던 ‘TGP’라는 녀석 때문이었죠. 오늘은 이 TGP의 정체와, 돈값 하는 진짜 GPU 고르는 법을 싹 다 알려드릴게요.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이것만 알아도 오늘 글 본전은 뽑는 겁니다.
- GPU 이름(RTX 4060)보다 중요한 건 ‘TGP(그래픽 총 전력)’ 숫자입니다. 이게 진짜 성능을 좌우해요.
- ‘고성능 GPU 달린 얇고 가벼운 노트북’은 일단 의심부터 하세요. 성능을 제대로 못 내는 ‘무늬만 스포츠카’일 확률이 높습니다.
- 내가 주로 하는 게임, 그리고 사용할 모니터 해상도(FHD, QHD)에 맞춰 GPU 등급을 정하는 게 돈을 가장 현명하게 쓰는 방법입니다.
제가 RTX 3070 사고도 친구 3060한테 진 이유
이게 바로 제 얘기입니다. 저는 최신 기술에 목마른 사람이었기에, 얇고 세련된 디자인에 RTX 3070이 탑재된 모델을 샀어요. 반면 제 친구는 좀 투박하고 두껍지만, RTX 3060이 달린 ‘가성비’ 모델을 샀죠. 당연히 제가 이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배틀그라운드를 같이 돌려보니, 이상하게 제 화면이 더 끊기는 겁니다. 친구는 “형, 컴 왜 이래?” 하면서 놀리고… 자존심 상해서 밤새 원인을 찾아봤죠. 그리고 발견했습니다. 제 노트북의 RTX 3070은 TGP가 85W짜리 ‘저전력’ 버전이었고, 친구의 RTX 3060은 TGP가 130W인 ‘풀파워’ 버전이었던 겁니다.
이걸 알면 뭘 할 수 있냐고요? ‘RTX 4070’이라는 이름표만 보고 “와, 좋다!” 하고 덥석 무는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같은 이름의 GPU라도 TGP 수치에 따라 성능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알게 되니까요. 이제부터는 이름표 뒤에 숨겨진 ‘진짜 실력’을 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TGP가 뭔데? (컴알못도 30초 만에 이해 가능)
TGP, Total Graphics Power. 말이 어렵죠? 그냥 **’그래픽카드의 엔진 배기량’**이라고 생각하면 제일 쉬워요.
- RTX 4070 (GPU 이름) = 자동차 모델명 (예: 소나타)
- TGP (140W, 100W…) = 엔진 배기량 (예: 2,500cc, 2,000cc)
같은 ‘소나타’라도 2,500cc 엔진이 2,000cc 엔진보다 힘이 더 좋겠죠? GPU도 똑같아요. 같은 RTX 4070이라도, 노트북 제조사가 열을 감당하기 위해 TGP를 140W로 설정한 모델이, 100W로 설정한 모델보다 훨씬 더 높은 게임 성능을 내줍니다. 특히 얇은 노트북일수록 열을 빼낼 공간이 부족해서, 고성능 GPU를 넣고도 TGP를 낮춰버리는 ‘눈속임’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스펙표에 숨겨진 TGP, 귀신같이 찾아내는 법
문제는 제조사들이 이 TGP 수치를 잘 안 알려준다는 거예요. 그럴 땐 이렇게 하면 됩니다.
- 사고 싶은 노트북 모델명을 복사해서 유튜브에 붙여넣기 하세요.
- 뒤에 ‘TGP’ 또는 ‘Game Test’라고 추가해서 검색하세요.
- 해외 리뷰어들이 게임을 돌리면서 실시간 성능 창을 띄워놓은 영상이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거기 보면 ‘GPU Power: 140W’ 이런 식으로 TGP가 떡하니 보입니다. 이게 진짜 성능이에요.
그래서 나한테 맞는 GPU는 뭔데? (해상도별 정리)
자, 그럼 이제 어떤 GPU를 골라야 할까요? 이건 전적으로 ‘어떤 화질로 게임을 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FHD (1920×1080): 국민 옵션, 가성비의 성지
아직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는 해상도죠. 웬만한 온라인 게임(롤, 발로란트, 오버워치 등)은 풀옵션으로, 고사양 패키지 게임(사이버펑크 2077 등)은 옵션 타협으로 즐기고 싶다면 이 라인업이 정답입니다.
- RTX 4050 (TGP 90W 이상): 예산이 빠듯한 분들을 위한 마지노선. 온라인 게임용으로는 충분합니다.
- RTX 4060 (TGP 100W 이상): FHD 환경의 ‘국룰’이자 스위트 스폿. 대부분의 게임을 상옵 이상으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가성비가 제일 좋아요.
QHD (2560×1440): 선명함의 시작, 성능 타협 불가
요즘 게이밍 노트북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는 해상도입니다. FHD보다 훨씬 쨍하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지만, 그만큼 GPU를 훨씬 더 많이 갈굽니다.
- RTX 4060 (TGP 120W 이상): QHD 입문용. 옵션 타협은 필수입니다.
- RTX 4070 (TGP 140W 풀파워): QHD 환경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최소 조건. 이 정도는 돼야 ‘QHD로 게임 좀 한다’ 소리 들을 수 있습니다.
4K (3840×2160) 및 VR: 괴물들의 영역
노트북으로 4K 정복을 노리거나, 고사양 VR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지갑을 활짝 열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 RTX 4080, RTX 4090: 이 영역은 TGP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됩니다. 이 GPU들을 박아 넣은 노트북들은 대부분 TGP도 최대치로 설정해놓은 플래그십 모델이거든요.
잠깐! 이 분야 덕후를 위한 TMI (시간 없으면 넘어가세요!)
요즘 NVIDIA 그래픽카드 얘기할 때 ‘DLSS’랑 ‘프레임 생성(Frame Generation)’ 얘기가 꼭 나오죠. 이게 뭐냐면, AI를 이용해서 해상도랑 프레임을 뻥튀기하는 기술이에요. 예를 들어 GPU가 720p(HD급)로 그림을 그리면, AI가 그걸 보고 “음, 이건 1080p(FHD급)로 그리면 이런 모습이겠군!” 하고 똑똑하게 빈 곳을 채워서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게 DLSS고요. 1번 프레임과 3번 프레임을 보고 “그럼 중간에 2번 프레임은 이런 모습이겠네?” 하고 AI가 아예 새로운 프레임을 끼워 넣어주는 게 프레임 생성입니다. 이 기술 덕분에 TGP가 좀 낮아도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게임이 가능해진 거예요. 특히 RTX 40 시리즈부터는 이 기능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뭘 봐야 할까요?
이제 감이 좀 오시죠? 게이밍 노트북 GPU 선택, 이렇게 4단계로 정리하면 끝입니다.
- 예산과 내가 주로 할 게임의 해상도(FHD/QHD)를 결정하세요.
- 그 해상도에 맞는 GPU 등급을 선택하세요. (예: QHD면 최소 RTX 4070)
- 해당 GPU가 탑재된 여러 노트북 모델을 찾아서, 유튜브 리뷰로 ‘최대 TGP’를 가진 제품을 찾아내세요.
- 그 제품이 좀 두껍고 못생겼더라도, 그게 바로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게이밍 머신입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무늬만 고성능’ 노트북에 속지 마세요. 진짜 실력은 TGP에 숨어있습니다.
TGP 높은 구형(3070) vs TGP 낮은 신형(4060), 뭐가 나아요?
이거 진짜 어려운 질문인데, 대부분의 경우 TGP 낮은 신형 GPU가 더 낫습니다. 이유는 위에서 말한 DLSS 3, 프레임 생성 같은 최신 기술 때문이에요. 깡성능(TGP)은 구형이 조금 더 높을 수 있어도, 신형은 AI 기술로 프레임을 뻥튀기해서 결과적으로 더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VRAM 용량은 얼마나 중요해요?
엄청 중요합니다. VRAM은 그래픽카드가 일할 때 쓰는 ‘작업 책상’ 크기예요. 고화질 텍스처나 높은 해상도로 게임을 할수록 이 책상이 넓어야 하죠. 2025년 기준, 최소 8GB는 되어야 합니다. RTX 4050/4060은 8GB, 4070은 8GB, 4080은 12GB, 4090은 16GB가 달려있으니 참고하세요.
노트북을 외장 모니터에 연결하면 성능이 더 좋아져요?
네, 좋아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게이밍 노트북에는 ‘MUX 스위치’라는 기능이 있어요. 보통은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RTX)을 번갈아 쓰면서 전기를 아끼는데(옵티머스 기능), MUX 스위치를 켜거나 외장 모니터를 직접 연결하면 이 과정을 생략하고 GPU의 성능을 100% 모니터에 바로 쏴주기 때문에 프레임이 5~10% 정도 오릅니다. ‘다이렉트 GPU’ 모드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