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볼트4 이미지

썬더볼트4 vs USB4, 아직도 똑같은 단자라고 생각하세요?

얼마 전이었어요. 영상 편집용으로 큰맘 먹고 ‘초고속’ 외장 SSD를 하나 장만했죠. 제품 설명에는 ‘최대 40Gbps’라는 어마어마한 속도가 쓰여있었습니다. 제 노트북에도 번개 모양(⚡)이 그려진 C타입 단자가 있었기에, “와, 이제 작업 속도 날아다니겠다!” 엄청 설렜죠.

그런데 막상 파일을 옮겨보니 속도가 반의반 토막도 안 나오는 겁니다. 케이블을 바꿔보고, 드라이버를 다시 깔아봐도 똑같았어요. 반쯤 포기하고 노트북 스펙을 다시 뜯어보고 나서야, 저는 땅을 치며 후회해야 했습니다. 제 노트북에 있던 건 ‘썬더볼트’가 아니라, 모양만 똑같은 ‘USB-C’ 단자였던 겁니다.

이처럼 ‘썬더볼트’와 ‘USB’의 세계는 아는 사람만 제 속도를 누리고, 모르는 사람은 돈만 쓰고 제대로 활용도 못 하는, 아주 불공평한 곳입니다.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 모양은 같아도 ‘급’이 달라요: 둘 다 C타입 단자를 쓰지만, 썬더볼트4가 훨씬 더 깐깐하고 요구 조건이 많은 ‘상위 버전’입니다.
  • 썬더볼트4 = ‘풀옵션’ 고급 세단: 최소 속도, 모니터 개수, 데이터 전송량까지 모든 게 보장된 완제품입니다. 노트북에 번개(⚡) 마크가 있으면 일단 좋은 거예요.
  • USB4 = ‘기본 옵션’ 자동차: 40Gbps 속도를 낼 ‘수도’ 있지만, 제조사에 따라 성능이 제각각이에요. 모니터 1개만 지원할 수도 있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릴 수도 있습니다.
  • 결론: 영상 편집, 외장 GPU 등 고성능 장비를 쓰려면 ‘썬더볼트4’를, 일반적인 사용 환경이라면 ‘USB4’도 충분합니다.

썬더볼트4와 USB4, 쌍둥이인데 성격은 정반대

이 둘의 관계를 ‘일란성쌍둥이’에 비유하면 아주 쉽습니다. 얼굴(단자 모양)은 똑같이 생겼는데, 한 명은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모범생’, 다른 한 명은 자유로운 부모님 밑에서 자란 ‘개성파’인 셈이죠.

썬더볼트4: 인텔家의 엄격한 모범생

썬더볼트 기술은 인텔이 만들었어요. 그래서 ‘썬더볼트4’라는 이름을 달려면, 인텔의 아주 깐깐한 인증 시험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 무조건 40Gbps 속도 보장: “최대” 40Gbps가 아니라, “최소” 40Gbps의 데이터 대역폭을 보장해야 합니다. 타협이란 없죠.
  • 무조건 4K 모니터 2대 동시 출력: 이것도 예외 없이 지원해야 합니다.
  • 무조건 PCIe 데이터 전송 32Gbps 지원: 외장 그래픽카드(eGPU)나 초고속 NVMe SSD 같은 고성능 장비를 연결할 때 꼭 필요한 규격입니다.

이처럼 썬더볼트4는 ‘최소 성능’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썬더볼트4 노트북을 사든 일정한 품질과 성능을 믿고 쓸 수 있습니다.

USB4: 자유로운 영혼의 개성파

USB4는 USB 표준을 정하는 단체(USB-IF)에서 썬더볼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오픈소스’ 버전입니다. “우리도 40Gbps 속도 쓸 수 있게 해줘!” 해서 기술을 받아왔는데, 문제는 이걸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 속도? 20Gbps일 수도, 40Gbps일 수도: 제조사가 원가 절감을 위해 20Gbps까지만 지원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 모니터 출력? 1대만 될 수도: 4K 모니터 2대 지원은 의무가 아닙니다.
  • PCIe 지원? 안 할 수도: 이것 역시 선택 사항이라, USB4 단자라고 해서 외장 그래픽카드가 무조건 작동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USB4는 노트북 제조사가 얼마나 양심적으로 만들어줬느냐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입니다. ‘USB4’라는 이름만 보고 샀다가는 저처럼 뒤통수 맞기 딱 좋은 거죠.

그래서, 뭘 보고 골라야 할까요?

자, 이제 뭘 확인해야 할지 명확해졌죠?

  1. 노트북 단자 옆에 번개(⚡) 마크가 있는가?
    • 이 마크가 있다면 100% ‘썬더볼트’입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풀옵션 모델을 뽑으셨습니다.
  2. 번개 마크가 없다면?
    • ‘USB4’ 또는 그냥 ‘USB-C’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노트북의 상세 스펙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최대 40Gbps 지원’, ‘DP 1.4 지원’ 같은 문구가 있는지 봐야 그나마 성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잠깐! 컴덕을 위한 TMI (케이블도 급이 있다!)

단자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케이블도 중요해요! 40Gbps 속도를 온전히 쓰려면, 케이블 역시 썬더볼트4 또는 USB4 40Gbps를 지원하는 ‘액티브 케이블’을 써야 합니다. 겉모양은 똑같은 C타입 케이블이라도, 스마트폰 충전용으로 나온 일반 케이블을 연결하면 속도는 USB 2.0 수준(480Mbps)으로 뚝 떨어지는 대참사가 발생합니다. 케이블에도 번개 마크나 ’40Gbps’라고 쓰여있는지 꼭 확인하세요!

결국, 내 지갑과 용도가 정답입니다

썬더볼트4와 USB4, 이제 확실히 구분되시죠?

무조건 썬더볼트4가 좋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싸죠. 내가 하는 작업이 고작 외장하드에 사진 옮기고, 가끔 4K 모니터 하나 연결하는 정도라면, 잘 만들어진 USB4 노트북으로도 차고 넘칩니다.

하지만 저처럼 수십 기가짜리 영상 파일을 수시로 옮겨야 하거나, 외장 그래픽카드로 집에서는 게이밍 머신을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썬더볼트4는 당신의 시간을 아껴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최고의 투자가 될 겁니다.


썬더볼트4 단자에 USB4 장치를 연결해도 되나요?

네, 완벽하게 호환됩니다. 상위 버전인 썬더볼트4는 하위 버전인 USB4, USB 3.2, USB 2.0 등을 모두 지원합니다. 썬더볼트4는 모든 걸 품어주는 대인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USB4 단자에 썬더볼트3 장치를 연결하면요?

이것도 대부분의 경우 잘 작동합니다. USB4가 썬더볼트3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중요한 장비라면 미리 호환성 목록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애플 맥북에 있는 단자는 뭔가요?

최신 맥북 프로나 맥북 에어에 달린 C타입 단자들은 모두 ‘썬더볼트 / USB4’를 동시에 지원하는 포트입니다. 즉, 썬더볼트4의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는 최상급 단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역시 비싼 값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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