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그래픽카드 같은 화려한 주인공들 고르고 나면 꼭 마주치는 놈이 있죠. 바로 램(RAM)입니다. 뭔가 중요해 보이긴 하는데, 대충 “용량 크면 좋은 거 아냐?” 하고 16GB, 32GB 숫자만 보고 덜컥 고르기 쉽죠.
저도 예전에 그랬다가 돈은 돈대로 쓰고 성능은 제대로 못 뽑은 적이 있어요. 심지어 종류를 잘못 사서 메인보드에 꽂히지도 않는 대참사를 겪기도 했고요. 특히 최신 규격인 DDR5와 DDR4의 차이점은 꼭 알아두어야 합니다. 이래저래 직접 써보고 부딪히며 배운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다른 컴퓨터 관련 부속품과 달리, 램은 딱 몇 가지만 알면 절대 실패할 일 없는 아주 정직한 부품입니다.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 램(RAM) 역할: 컴퓨터의 ‘작업대’입니다. 책상(램)이 넓을수록 여러 프로그램(도구)을 한 번에 올려두고 쓰기 편해요.
- 용량: 웹서핑, 게임 등 대부분의 용도라면 16GB(8GB짜리 2개)가 국룰이자 진리입니다. 이것만 기억해도 절반은 성공.
- 종류 (DDR4 vs DDR5): 이건 메인보드가 정해주는 거예요. 둘이 호환 안 됩니다! 새로 맞춘다면 무조건 DDR5로 가세요.
- 듀얼 채널: 램은 무조건 똑같은 거 2개 사서 꽂으세요. 16GB짜리 1개보다 8GB짜리 2개가 훨씬 빠릅니다. 이유는 몰라도 돼요. 그냥 외우세요.
자, 이제부터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 여러분의 돈을 아껴줄 실전 팁을 알려드릴게요.
램, 그래서 정체가 뭔데? (작업대 비유)
컴퓨터를 요리사에 비유해볼까요?
- CPU: 요리사 본인
- SSD/하드디스크: 모든 재료가 보관된 거대한 ‘창고’
- 램(RAM): 창고에서 꺼내 온 재료들을 올려놓고 요리하는 ‘작업대(도마)‘
요리사가 아무리 손이 빨라도(CPU가 좋아도), 작업대가 코딱지만 하면(램 용량이 작으면) 재료를 몇 개 못 올려놓겠죠? 그럼 계속 창고까지 달려가서 재료를 가져와야 하니 요리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어요.
램 용량이 크다는 건, 이 작업대가 광활하다는 뜻입니다. 게임, 크롬, 디스코드, 카톡 등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워놔도 작업 공간이 넉넉해서 버벅거림 없이 쾌적한 거죠.
그래서 몇 기가 사면 되는데요? (용량 선택)
이게 제일 궁금하실 텐데, 딱 정해드릴게요.
- 8GB: 2025년 기준, 새로 사는 컴퓨터엔 절대 비추천. 웹서핑, 문서 작업만 해도 크롬 탭 몇 개 띄우면 금방 버벅거리는 걸 느낄 거예요. 기존 컴퓨터에 달린 걸 쓰는 건 괜찮지만, 새로 살 이유는 없습니다.
- 16GB (8GB x 2개): 이게 정답입니다. 국민 표준. 웬만한 고사양 게임, 인터넷 창 20~30개, 영상 시청 등 뭘 하든 부족함이 없어요. “제가 뭘 할지 잘 모르겠어요” 하는 분들은 그냥 16GB로 가시면 됩니다. 단, 무조건 8GB짜리 2개를 사서 꽂으세요. 이걸 ‘듀얼 채널’이라고 하는데, 성능이 확 올라갑니다.
- 32GB (16GB x 2개): “나는 전문적으로 영상 편집이나 3D 모델링을 한다”, “게임을 최상위 옵션으로 하면서 방송도 하고, 온갖 프로그램을 다 띄워놓는다” 하는 분들을 위한 용량입니다. 오직 게임만 한다면 16GB와 체감 차이를 느끼기 어려워요. 돈이 썩어나는 거 아니면 굳이 갈 필요 없습니다.
세대교체의 시간, DDR4 vs DDR5
이게 요즘 램 살 때 가장 큰 고민거리죠. 결론부터 말하면, 이 둘은 절대 서로 호환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동생이 컴퓨터 업그레이드한다고 신나서 최신 DDR5 램을 샀는데, 자기 메인보드는 구형이라 DDR4만 지원했던 거예요. 램 슬롯에 있는 작은 홈 위치가 달라서 물리적으로 꽂히지가 않아요. 결국 눈물을 머금고 반품했죠.
구분 | DDR4 | DDR5 |
특징 | 구세대, 저렴함 | 신세대, 더 빠름, 비쌈 |
누가 쓰나? | 기존 DDR4 메인보드를 쓰는 사람 (업그레이드) | 새로 컴퓨터를 맞추는 사람 |
핵심 | 가성비 좋음 | 미래를 위한 투자 |
결론:
- 기존 컴퓨터 업그레이드: 메인보드 모델명을 검색해서 뭘 지원하는지 꼭 확인하고 사세요. 99%는 DDR4일 겁니다.
- 2025년에 컴퓨터 새로 맞춘다: 고민할 필요 없이 DDR5로 가세요. 이제 가격도 많이 안정화됐고, 앞으로 나올 CPU, 메인보드는 전부 DDR5 기반일 겁니다. 지금 와서 DDR4로 새 컴퓨터를 맞추는 건… 글쎄요, 추천하지 않습니다.
클럭(MHz)? 그거 높으면 좋은 거 맞죠?
맞긴 한데, 우선순위는 제일 마지막입니다. 클럭은 ‘작업대(램)의 효율’ 정도로 생각하면 돼요. 숫자가 높을수록 더 빠릿빠릿하게 데이터를 처리하죠.
근데 용량(책상 크기)이 1순위, 세대(DDR5)가 2순위고, 클럭은 3순위입니다.
- DDR4: 3200MHz 정도면 충분.
- DDR5: 5600MHz ~ 6000MHz 정도면 아주 훌륭.
이것보다 훨씬 높은 클럭의 튜닝 램도 있지만, 가격은 껑충 뛰는데 실제 체감 성능은 미미해요. 그 돈으로 차라리 그래픽카드에 투자하는 게 게임 성능엔 훨씬 이득입니다.
아, 그리고 중요한 거! 비싼 램 사놓고 제 성능 못 쓰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요. 컴퓨터 조립 후에 ‘바이오스(BIOS)’라는 설정 화면에 들어가서 XMP(인텔) 또는 EXPO(AMD) 버튼을 한번 눌러줘야 램이 제 속도를 냅니다. 안 그러면 비싼 돈 주고 산 램이 기본 속도로만 작동해요. ‘XMP 켜는 법’ 검색하면 1분 만에 따라 할 수 있으니 꼭 하세요!
램 아무거나 섞어 써도 되나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조사, 용량, 클럭이 다른 램을 섞어 꽂으면 시스템이 불안정해지거나, 가장 낮은 성능의 램 속도에 맞춰서 작동합니다. 무조건 같은 회사, 같은 모델의 ‘듀얼 킷’ (2개 묶음 상품)을 사서 꽂는 게 국룰입니다.
램 2개 꽂는 게 좋아요, 4개 꽂는 게 좋아요?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무조건 2개입니다. 4개를 다 꽂으면 오히려 고클럭 XMP가 잘 안 먹히는 등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어요. 16GB가 필요하면 8GB 2개, 32GB가 필요하면 16GB 2개를 꽂으세요
램 타이밍(CL 값)은 뭔가요? 이것도 봐야 해요?
이건 램의 ‘반응 속도’인데, 숫자가 낮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는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가격만 비싸지고 체감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