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S란? 도메인 이름을 IP 주소로 변환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부

어느 날 갑자기, 평소에 잘만 들어가던 특정 해외 사이트가 열리지 않거나, 똑같은 인터넷인데 유독 웹서핑 속도가 거북이처럼 느려진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저도 몇 달 전에 원인 모를 인터넷 속도 저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속도 측정 사이트에서는 정상이라고 나오는데, 체감 속도는 답답하기 그지없었죠. 공유기도 껐다 켜보고, 컴퓨터도 재부팅하고, 별의별 짓을 다 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거의 포기 상태로 커뮤니티에 질문 글을 올렸는데, 한 고수분이 툭 던진 한마디. “DNS 바꿔보셨어요?”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DNS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인터넷 설정에 있는 정체 모를 숫자라고만 생각했죠. 반신반의하며 그분이 알려준 숫자로 딱 하나 바꿨을 뿐인데… 거짓말처럼 인터넷이 다시 쾌적해졌습니다. 그때의 충격이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본 입장에서, 이 DNS라는 놈의 정체를 모르면 정말 손해 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DNS, 대체 정체가 뭔데요?

인터넷 세상의 ‘전화번호부’

DNS(Domain Name System)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인터넷 전화번호부’ 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우리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 때, 친구의 복잡한 전화번호(010-1234-5678)를 외워서 걸지 않죠. 그냥 스마트폰 주소록에서 ‘김철수’라는 이름을 찾아 누릅니다. 그러면 스마트폰이 알아서 ‘김철수’라는 이름에 연결된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주잖아요?

인터넷도 똑같습니다.

  • ‘www.google.com’ = 우리가 아는 쉬운 이름 (김철수)
  • ‘142.250.204.110’ = 컴퓨터가 실제로 찾아가는 IP 주소 (전화번호)

우리가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www.google.com’을 입력하면, 컴퓨터는 이 이름에 해당하는 실제 IP 주소가 뭔지 모릅니다. 이때, 컴퓨터는 DNS 서버라는 거대한 전화번호부에 전화를 걸어 물어봅니다. “야, 구글 IP 주소 뭐야?” 그러면 DNS 서버가 “응, 그거 142.250.204.110이야” 하고 알려주는 거죠. 이 과정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고, 우리는 구글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게 됩니다.

느린 전화번호부 vs 빠른 전화번호부

자, 여기서 제가 겪었던 문제의 원인이 나옵니다. 제가 쓰고 있던 통신사 기본 DNS 서버(전화번호부)가 무슨 이유에선지 일을 아주 느리게 하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구글 주소 알려줘!”라고 물어보면 한참 뜸을 들이다가 대답해주니, 당연히 웹사이트가 열리는 속도도 느려졌던 거죠.

제가 고수분의 조언에 따라 바꾼 DNS는 ‘구글 DNS’ 나 ‘클라우드플레어 DNS’ 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기로 소문난 ‘공용 DNS’였습니다. 훨씬 더 빠릿빠릿한 비서로 바꾼 셈이니, 체감 속도가 빨라진 건 당연한 결과였죠.

내 컴퓨터의 DNS, 어떻게 바꿀 수 있나요?

“이거 바꾸는 거 복잡한 거 아냐?” 하고 지레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윈도우 설정에서 1분이면 바꿀 수 있어요.

윈도우 11 기준, 초간단 설정법

  1. ‘설정’ > ‘네트워크 및 인터넷’ > ‘이더넷’ (또는 ‘Wi-Fi’)으로 들어갑니다.
  2. 아래로 쭉 내려서 ‘DNS 서버 할당’ 옆에 있는 ‘편집’ 버튼을 누르세요.
  3. ‘자동(DHCP)’으로 되어있는 걸 ‘수동’ 으로 바꾸고, IPv4를 켭니다.
  4. 이제 ‘기본 설정 DNS’와 ‘대체 DNS’ 칸에 아래 추천 DNS 주소를 입력하면 끝!

그래서 어떤 DNS를 써야 할까요?

가장 유명하고 검증된 ‘국민 DNS’는 딱 두 개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DNS 서비스기본 설정 DNS대체 DNS특징
Cloudflare1.1.1.11.0.0.1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 개인정보 보호에 강력
Google8.8.8.88.8.4.4가장 유명하고 안정적, 구글의 신뢰성

저는 개인적으로 속도를 중시해서 클라우드플레어(1.1.1.1)를 선호합니다. 둘 중 아무거나 쓰셔도 통신사 기본 DNS보다는 훨씬 쾌적한 경험을 하실 확률이 높습니다.

DNS 변경, 무조건 해야 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인터넷 쓰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면 굳이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통신사 DNS도 요즘은 많이 좋아졌거든요.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라면, DNS 변경은 가장 먼저 시도해봐야 할 ‘0순위 해결책’입니다.

  • 인터넷 속도 자체는 정상인데, 유독 웹 페이지만 느리게 뜰 때
  • 특정 해외 사이트 접속이 안 되거나 너무 느릴 때
  • 가끔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 같은 오류가 뜰 때
  • 보안에 민감해서, 내 인터넷 접속 기록이 통신사에 남는 게 찝찝할 때 (클라우드플레어 DNS 추천)

잠깐! 컴덕을 위한 TMI (시간 없으면 넘어가세요!)

  • DNS 캐시: 컴퓨터는 한번 찾아본 주소를 ‘DNS 캐시’라는 임시 공간에 저장해둬요. “아, 구글 주소는 142.250.204.110이었지” 하고 기억해두는 거죠. 덕분에 두 번째 접속부터는 DNS 서버에 물어보지 않고 바로 접속해서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가끔 사이트 주소가 바뀌었는데 내 컴퓨터만 접속이 안 될 때가 있는데, 이 캐시 정보가 갱신이 안 돼서 그럴 수 있어요. 그럴 땐 명령 프롬프트(cmd)에서 ipconfig /flushdns 라는 명령어를 쳐주면 캐시가 싹 청소됩니다.
  • DNS over HTTPS (DoH): 이건 좀 더 보안에 관련된 기술이에요. 내가 DNS 서버에 “구글 주소 알려줘!”라고 물어보는 내용을 암호화해서, 중간에 누가 엿듣지 못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클라우드플레어나 구글 DNS는 모두 이 DoH를 지원해서,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DNS 바꾼다고 해서 게임 핑(Ping)도 낮아지나요?

아니요, 아쉽게도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게임 핑은 게임 서버와 우리 집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와 회선 상태에 따라 결정되거든요. DNS는 게임 서버의 ‘주소’를 찾아주는 첫 단계에만 관여하기 때문에, 핑 자체를 낮춰주진 못해요. 다만, 게임 접속이나 패치 다운로드 속도는 소폭 빨라질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공용 DNS 서버는 무엇인가요?

‘가장 좋은’ DNS 서버는 사용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속도를 중시한다면 Cloudflare나 Google DNS가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보안이 중요하다면 악성 사이트 차단 기능이 있는 Quad9이나 OpenDNS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쿼리 로그를 최소화하는 Cloudflare나 Quad9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위치, 인터넷 환경,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속도, 보안, 프라이버시, 필터링 기능 등)에 따라 최적의 선택이 달라지므로, 몇 가지를 직접 테스트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유기에서 DNS를 바꾸는 거랑, 컴퓨터에서 바꾸는 거랑 뭐가 달라요?

좋은 질문입니다! 공유기에서 DNS 설정을 바꾸면, 그 공유기에 연결된 모든 기기(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가 바뀐 DNS를 사용하게 됩니다. 반면에 컴퓨터에서만 바꾸면 딱 그 컴퓨터에만 적용되죠. 온 가족이 쓰는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면 공유기에서 한 번에 설정하는 게 훨씬 편하고 효과적입니다.

DNS 바꾸면 위험한 거 아니에요?

아니요, 위에 추천해 드린 클라우드플레어(1.1.1.1)나 구글(8.8.8.8) DNS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오히려 일부 악성코드는 컴퓨터의 DNS 설정을 멋대로 바꿔서 사용자를 가짜 사이트(피싱 사이트)로 유도하기도 해요. 가끔 내 DNS 설정이 이상한 주소로 바뀌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보안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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