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st Updated on 2025년 06월 14일 by Quickpicks
윈도우 11이 처음 나왔을 때였어요. 저도 ‘인싸’가 되어보겠다며 신나게 설치 USB를 만들어서 부팅을 했죠. 그런데 이게 웬걸, “이 PC에서는 Windows 11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라는 차가운 메시지만 뜨는 겁니다. 제 컴퓨터는 산 지 1년도 안 된 멀쩡한 녀석이었는데 말이죠.
온갖 커뮤니티를 뒤지며 반나절을 헤맨 끝에, 저는 문제의 원인이 ‘바이오스(BIOS)’ 설정에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정확히는, 제 컴퓨터의 부팅 방식이 구형인 ‘레거시 바이오스’ 모드로 되어 있었고, 이걸 ‘UEFI’ 모드로 바꿔줘야만 했던 거죠.
이처럼 바이오스와 UEFI의 세계는 평소엔 존재조차 모르고 살다가,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거나 부팅 순서를 바꿔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의 발목을 잡는, 아주 오래되고 근본적인 녀석입니다.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 바이오스(BIOS)는 ‘경비 아저씨’예요. 컴퓨터 전원을 켜면 가장 먼저 일어나서, “자, 키보드 이상 없고, 하드디스크 문제없고, 이제 윈도우 일어나세요!” 하고 깨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 UEFI는 ‘최신예 보안 요원’이에요. 경비 아저씨의 일을 더 빠르고, 더 안전하고, 더 세련되게 처리하는 신형 시스템이죠.
- 가장 큰 차이는 ‘보안’과 ‘속도’입니다. UEFI는 ‘시큐어 부트’라는 기능으로 악성코드 감염을 막아주고, 부팅 속도도 훨씬 빠릅니다.
- 결론: 요즘 컴퓨터는 100% UEFI 방식입니다. 우리는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고 알기만 하면 돼요.
바이오스 vs UEFI, 삐삐와 스마트폰
이 둘의 관계를 ‘삐삐’와 ‘스마트폰’에 비유하면 아주 쉽습니다. 둘 다 연락을 주고받는 목적은 같지만, 그 방식과 기능에서 하늘과 땅 차이가 나죠.
바이오스(BIOS): 16비트의 추억, 파란 화면
바이오스는 1980년대에 만들어진, 아주 오래된 시스템이에요.
- 문자로만 된 화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키보드로만 조작해야 하는 파란색 또는 회색의 텍스트 화면이죠.
- 느린 부팅 속도: 하드웨어를 하나하나 순서대로 검사하기 때문에 부팅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 2TB 용량 제한: 2테라바이트(TB)가 넘는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부팅용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어요.
- 보안에 취약: 부팅 과정에 악성코드가 끼어들기 쉬운 구조입니다.
마치 텍스트로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전화번호부 용량도 작은 ‘삐삐’와 같습니다.
UEFI: 그래픽과 마우스의 신세계
UEFI는 이런 바이오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새로운 규격입니다.
- 화려한 그래픽 화면: 마우스를 쓸 수 있고, 아이콘과 그래프로 된 세련된 화면을 제공합니다.
- 빠른 부팅 속도: 하드웨어 검사를 병렬로 처리하고, 필요한 드라이버만 쏙쏙 골라 로드해서 부팅이 엄청나게 빨라요.
- 대용량 디스크 지원: 2TB는 물론, 이론상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용량의 하드디스크도 지원합니다.
- 강력한 보안 (시큐어 부트): 이게 핵심입니다. 부팅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증한 ‘착한 프로그램’만 실행되도록 허용해서, 악성코드가 윈도우가 시작되기도 전에 시스템을 장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줍니다. 제가 윈도우 11을 설치할 수 없었던 이유도 바로 이 ‘시큐어 부트’ 기능이 꺼져 있었기 때문이죠.
모든 면에서 바이오스를 압도하는, 앱도 깔고 인터넷도 되는 ‘스마트폰’인 셈입니다.
그래서, 내가 뭘 알아야 할까?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아무것도 건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2012년 이후에 생산된 거의 모든 컴퓨터는 UEFI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고, 가장 최적화된 상태로 설정되어 있으니까요.
다만, 아래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이 개념을 알아두면 아주 유용합니다.
- 윈도우를 새로 설치할 때: 특히 윈도우 11은 ‘UEFI’ 모드와 ‘시큐어 부트’가 필수 조건입니다.
- USB로 부팅해야 할 때: 바이오스 설정에 들어가서 부팅 순서를 바꿔줘야 하죠.
- 오버클러킹을 할 때: CPU나 RAM의 성능을 조절하려면 바이오스(UEFI) 설정 화면에 꼭 들어가야 합니다.
잠깐! 컴덕을 위한 TMI (CSM? 그건 또 뭐죠?)
UEFI 설정에 들어가면 ‘CSM(Compatibility Support Module)’이라는 옵션이 보일 때가 있어요. 이건 ‘호환성 지원 모듈’의 약자로, 한마디로 “최신 UEFI 시스템에서 구형 바이오스 방식의 장치나 운영체제를 쓸 수 있게 해주는 통역사” 같은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윈도우 XP 설치 USB를 최신 컴퓨터에 꽂으면 인식이 안되는데, 이때 CSM을 켜주면 “아, 이거 옛날 방식이구나!” 하고 알아듣고 부팅을 시켜주는 거죠. 하지만 윈도우 10이나 11을 설치할 때는 보안과 속도를 위해 이 CSM 기능을 반드시 ‘끄는(Disabled)’ 것이 좋습니다.
그냥 ‘최신 컴퓨터 설정 화면’이라고 부르세요
바이오스와 UEFI, 이제 확실히 감이 오시죠?
이제 우리는 컴퓨터 전원을 켜고 Del 키나 F2 키를 눌러서 들어가는 그 화면을 ‘바이오스’라고 부르기보다, 그냥 **’UEFI 설정 화면’**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평소엔 그 존재를 잊고 살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내 컴퓨터가 말썽을 부리거나, 새로운 운영체제를 설치해야 하는 그 결정적인 순간에, 오늘 배운 이 지식이 여러분을 반나절의 삽질에서 구원해 줄 든든한 무기가 될 거라는 것만 기억하세요.
제 컴퓨터가 바이오스인지 UEFI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가장 쉬운 방법은 윈도우 검색창에 ‘시스템 정보’라고 치고 실행하는 거예요. 시스템 요약 정보에 ‘BIOS 모드’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에 ‘UEFI’ 또는 ‘레거시(Legacy)’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레거시’라고 되어 있다면 구형 바이오스 방식입니다.
바이오스(레거시) 모드를 UEFI 모드로 바꿀 수 있나요?
네, 가능하지만 과정이 조금 복잡하고 위험합니다. 디스크 파티션 형식을 MBR에서 GPT로 변환해야 하고, 윈도우를 새로 설치해야 할 수도 있어요. 컴퓨터에 아주 익숙한 분이 아니라면, 굳이 현재 잘 쓰고 있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바이오스 업데이트는 왜 하는 건가요?
UEFI 펌웨어 업데이트를 말하는 거죠. 새로운 CPU나 RAM에 대한 호환성을 추가하거나, 시스템의 안정성 및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조사에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합니다. 컴퓨터 사용에 문제가 없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지만, 최신 부품으로 업그레이드했거나 보안이 걱정된다면 제조사 홈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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