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컴퓨터에 설치된 인텔 아크 프로 그래픽카드에서 나온 빛이 책상 위 홀로그램 AI 비서를 비추고 있다.

인텔 아크 프로, 엔비디아 독주 막고 ‘내 방의 AI’ 시대 열까?

요즘 AI 이야기하면 자연스레 엔비디아의 초록색 로고를 떠올리게 되죠. 하지만 조용히, 그리고 아주 대담하게 다른 길을 제안하고 나선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인텔입니다. 그들은 “비싼 클라우드 빌려 쓰지 말고, 그냥 당신 책상 위 컴퓨터에서 AI를 돌리세요”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지난 2025년 5월 컴퓨텍스(Computex)에서 공개된 ‘아크 프로(Arc Pro)’ B시리즈 그래픽카드가 바로 그 선언문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그래픽카드가 하나 더 나왔다는 소식이 아닙니다. 어쩌면 전문가와 기업, 나아가 우리 같은 일반 사용자들이 AI를 활용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흥미로운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한 걸음 더 들어가 사건의 이면을 살펴보려 노력하는 관점에서, 인텔의 이 도발이 과연 엔비디아의 철옹성을 흔들고 ‘내 방의 AI’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그 가능성과 현실적인 과제들을 친구와 대화하듯 편안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그래서 인텔이 내놓은 카드, 정확히 뭐예요?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크게 두 가지, 아크 프로 B60과 B50입니다. 둘 다 전문가용이지만, 성격은 꽤 다릅니다.

아크 프로 B60: “작업 공간은 넓을수록 좋죠”

B60의 핵심은 24GB에 달하는 넉넉한 VRAM(비디오 메모리)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최신 게임용 그래픽카드들이 보통 12GB~16GB 정도의 메모리를 탑재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용량이죠. 비유하자면, 비좁은 책상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넓은 공방으로 이사 간 것과 같습니다. 대용량 3D 모델링이나 8K 영상 편집, 그리고 무엇보다 거대한 AI 모델을 다룰 때 이 ‘넓은 작업 공간’은 병목 현상을 줄여 작업 속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려 줍니다.

아크 프로 B50: “어떤 환경에도 쏙 들어갑니다”

반면 B50은 ‘효율성’에 집중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70W에 불과한 최대 전력 소비량인데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별도의 보조 전원 케이블 없이 메인보드 PCIe 슬롯의 전력만으로 작동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사무실의 구형 컴퓨터나 전원 공급 장치가 넉넉지 않은 소형 PC에도 부담 없이 최신 기술을 더할 수 있게 된 거죠. 발열이 적어 소음 없는 작업 환경이 중요한 연구실이나 먼지에 민감한 산업 현장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배틀 매트릭스’라는 마법, 이게 진짜 혁신일까?

솔직히 이번 발표에서 가장 제 눈길을 끈 건 하드웨어 스펙보다 ‘배틀 매트릭스(Battle Matrix)’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 기술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여러 개의 아크 프로 그래픽카드를 소프트웨어로 묶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메모리를 가진 것처럼 사용하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이게 왜 ‘마법’ 같다고 표현하냐면, 지금까지 이런 방식은 엔비디아의 NVLink처럼 값비싼 전용 하드웨어 브릿지가 있어야만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텔은 이걸 소프트웨어로 풀어내 비용의 장벽을 허물어버렸습니다.

예를 들어 B60 카드 8개를 ‘배틀 매트릭스’로 묶으면, 24GB짜리 VRAM 8개가 합쳐져 무려 192GB라는 단일 VRAM 풀이 만들어집니다. 이 수치만 떼어놓고 보면 큰 의미를 찾기 어렵지만, 수백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거대 언어 모델(LLM)을 내 컴퓨터에서 직접 돌리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그림이 명확해집니다. 지금까지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혹은 거대 기업의 전유물이었던 ‘로컬 AI’ 환경 구축의 문턱을 극적으로 낮춰줄 잠재력을 품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얼마?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그림이 보인다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가격입니다. 인텔은 개별 카드 가격을 파트너사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해외 IT 매체 Tom’s Hardware 등의 분석에 따르면 B60 카드의 예상 가격은 700달러 내외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 가격이 왜 파격적인지 감이 잘 안 오시죠? 경쟁자인 엔비디아의 전문가용 제품과 나란히 놓고 보면 그 의미가 선명해집니다.

특징인텔 아크 프로 B60엔비디아 RTX 4500 Ada엔비디아 RTX 4000 SFF Ada
VRAM24GB GDDR624GB GDDR620GB GDDR6
예상/실제 가격~$700 (약 97만 원)~$2,300+ (약 318만 원 이상)~$1,250+ (약 173만 원 이상)
핵심 특징배틀 매트릭스 (SW VRAM 통합)강력한 CUDA 생태계, 안정성저전력, 소형 폼팩터

참고: 위 가격은 해외 발표 및 국내 유통가 기반의 추정치이며, 실제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표를 보면 인텔의 전략이 명확히 보입니다. 비슷한 VRAM 용량을 가진 엔비디아 제품 대비 절반 이하, 혹은 3분의 1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하며 시장의 독점 구조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물론 실제 성능과 드라이버 안정성, 소프트웨어 호환성 등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하지만 가격만 놓고 본다면, ‘AI를 위한 하드웨어는 무조건 비싸다’는 공식을 깨뜨릴 매우 강력한 한 방임에 틀림없습니다.

기대와 우려의 교차점, 그래서 우리는 뭘 봐야 할까?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대와 함께 현실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텔 드라이버는 이제 믿을 만한가?”,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의존하는 엔비디아의 CUDA 생태계를 과연 넘어설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이죠. 합리적인 지적입니다.

결국 인텔의 도전은 ‘AI 민주화’라는 거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거대 기업의 전유물이던 AI 기술을, 저렴하고 효율적인 하드웨어를 통해 우리 각자의 책상 위로 가져올 수 있을까요?

명확한 답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이 흥미로운 실험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데이터 보안 걱정 없이, 비싼 클라우드 이용료를 내지 않고도 ‘내 방의 AI’를 마음껏 활용하는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인텔의 아크 프로가 그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 될 겁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그래서 아크 프로, 게이밍용으로도 쓸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인텔은 전문가용 드라이버와 별개로 게이밍 드라이버도 제공합니다. 필요에 따라 드라이버를 전환해 설치하면, 업무 시간에는 전문가용으로, 퇴근 후에는 게이밍용으로 하나의 그래픽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배틀 매트릭스'를 쓰려면 메인보드는 어떤 걸 사야 하나요?

‘배틀 매트릭스’는 여러 개의 그래픽카드를 PCIe 슬롯으로 연결해 작동합니다. 따라서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PCIe 4.0 또는 5.0을 지원하는 x8, x16 슬롯이 여러 개 있는 워크스테이션용 메인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 전 메인보드 사양에서 PCIe 슬롯 구성과 대역폭 지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면 성능도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정 작업, 예를 들어 VRAM 용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AI 학습이나 대규모 3D 렌더링에서는 동급의 비싼 그래픽카드보다 더 나은 ‘가성비’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CUDA 기술에 깊이 의존하는 특정 전문 소프트웨어에서는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주된 작업 환경과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굳이 '로컬 AI'가 중요한가요? 클라우드가 더 편하지 않나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AI는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데이터 보안입니다. 민감한 기업 정보나 개인 데이터를 외부 서버에 올리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는 비용입니다. 사용량이 많아지면 구독료나 사용료가 부담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인터넷 의존성입니다. 로컬 AI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워, 데이터를 내 통제하에 두면서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고,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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