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144Hz 게이밍 모니터를 샀는데, 막상 게임만 하면 프레임이 100~120까지 출렁여서 속 터지는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특히 교전이 한창일 때 뚝 끊기는 프레임 때문에 어이없게 패배하고 나면 키보드를 내려치고 싶더라고요.
“그래픽카드를 새로 사야 하나…” 지갑 사정을 보며 한숨만 쉬다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오버클럭’이라는 걸 해봤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잘못 건드리면 컴퓨터가 터지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안정적으로 성능을 5~10%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고, 그렇게 출렁이던 프레임이 신기하게 144 근처에서 안정되는 걸 보고 광명을 찾았습니다. 제가 직접 부딪히며 터득한, 초보자도 겁먹지 않고 따라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오버클럭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면? (3분 순삭)
- ‘MSI 애프터버너’ 하나면 끝: 오버클럭은 이 무료 프로그램 하나로 다 합니다. 다른 건 필요 없어요.
- 전력/온도 제한부터 최대로: 겁먹지 마세요. 이건 부스트를 위한 ‘허용 범위’를 넓혀주는 안전한 첫 단계입니다.
- 코어/메모리 클럭은 아기 다루듯: +15, +20씩 아주 조금씩 올리고, 테스트하고, 또 올리는 ‘밀당’이 핵심입니다. 한 방에 올리면 무조건 화면 깨집니다.
- ‘3DMark’로 안정성 테스트는 필수: 오버클럭 후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최소 10분 이상 돌려서 에러나 화면 깨짐이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국민 오버 값’만 믿고 따라 하다 화면 깨졌어요
오버클럭을 처음 알아볼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인터넷에 떠도는 ‘국민 오버클럭 값’을 그대로 입력하는 겁니다. “RTX 4070 국민 오버 값: 코어 +150, 메모리 +1000” 이런 글 보고 저도 똑같이 따라 했죠.
결과는? 벤치마크를 돌리자마자 화면에 형형색색의 네모난 점(아티팩트)이 생기더니 그대로 프로그램이 뻗어버렸습니다. 그래픽카드는 똑같은 모델이라도 미세한 성능 차이, 즉 ‘수율’이 모두 다릅니다. 내 친구가 저 값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내 카드도 성공하리란 보장은 절대 없는 거죠. 오버클럭은 남의 족보가 아니라, 내 카드의 한계를 직접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꼭 기억하세요.
오버클럭, 겁먹지 말고 딱 ‘이것’만 따라 하세요 (MSI 애프터버너)
자,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MSI 애프터버너(Afterburner)’라는 프로그램을 검색해서 설치하세요. MSI 그래픽카드가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모든 제조사 카드에 다 쓸 수 있는 국민 오버클럭 툴이에요.
1단계: 준비운동 – 전력과 온도 제한 풀기
프로그램을 켜면 복잡한 계기판이 보이는데, 겁먹지 마세요. 가장 먼저 할 일은 Power Limit (전력 제한)와 Temp Limit (온도 제한) 슬라이더를 오른쪽으로 끝까지 당기는 것입니다. “내 그래픽카드가 일할 때, 전력은 이만큼 더 쓰고 온도는 이만큼까지 올라가도 괜찮아”라고 허락해주는 개념입니다. 이걸 풀어줘야 진짜 오버클럭이 제대로 적용됩니다.
2단계: 본 게임 – 코어와 메모리, 밀당의 기술
이제부터가 본 게임입니다. 절대로 한 번에 값을 많이 올리면 안 됩니다. 우리가 건드릴 건 Core Clock(코어 클럭)과 Memory Clock(메모리 클럭) 두 가지입니다.
- 코어 클럭부터 시작: Core Clock 슬라이더를 +20MHz 정도만 올려보고, 아래의 체크 표시(적용) 버튼을 누르세요.
- 안정성 테스트: ‘3DMark’나 ‘Unigine Superposition’ 같은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실행해서 최소 10분간 돌려봅니다. 화면 깨짐(아티팩트)이나 프로그램 멈춤, 드라이버 응답 없음 오류가 뜨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 성공했다면? 다시 1번으로: 문제가 없었다면, 다시 애프터버너로 돌아가 코어 클럭을 +15~20MHz 더 올리고 2번 과정을 반복합니다.
- 문제가 생겼다면? 한 단계 후퇴: 만약 화면이 깨지거나 멈춘다면, 그 값이 이 카드의 한계치입니다. 바로 직전에 성공했던 안정적인 값으로 되돌아가세요. 그게 당신 카드의 ‘코어 클럭 실사용 값’입니다.
- 메모리 클럭도 똑같이: 코어 클럭 값을 찾았다면, 이제 메모리 클럭을 똑같은 방식으로 +50MHz씩 올려가며 한계점을 찾으면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내 카드만의 최적의 오버클럭 값을 찾는 겁니다. 귀찮아 보이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실사용에서 문제없는 안정적인 성능 향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잠깐! 이 분야 덕후를 위한 TMI (시간 없으면 넘어가세요!)
슬라이더 중에 ‘Core Voltage(코어 전압)’라는 게 보일 겁니다. 이건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전압을 올리면 오버클럭 잠재력을 더 끌어낼 수 있지만, 그래픽카드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심하면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전압 다이어트’ 없는 일반적인 오버클럭은 매우 안전한 편에 속합니다. 전압 조절은 정말 모든 것을 걸고 극한의 성능을 뽑아내고 싶은 하드코어 유저들의 영역이니, 우리 같은 일반인은 쳐다보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오버클럭은 마법이 아니라 ‘숨은 1인치’를 찾는 과정입니다
오버클럭을 한다고 60프레임 나오던 게임이 갑자기 144프레임이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120~144 사이를 불안하게 오가던 프레임을 144에 최대한 가깝게 ‘방어’해주고, 평균 프레임을 5~10% 올려주는 ‘공짜 성능 업그레이드’인 것은 확실합니다.
오늘 알려드린 방법대로 차근차근 따라 해보세요. 내 손으로 직접 그래픽카드의 숨겨진 잠재력을 깨우는 재미와 함께, 한결 부드러워진 게임 화면을 선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그냥 안전빵으로 넣을 수 있는 추천 값 같은 건 없나요?
아, 그게 제일 어려운 질문인데요. 위에서 말했듯 카드마다 ‘수율’이 달라서 절대적인 값은 없습니다. 하지만 굳이 보수적으로 시작하고 싶다면, 코어 클럭은 +50~100, 메모리 클럭은 +400~500 사이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올려보는 건 괜찮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테스트는 필수예요!
오버클럭 하면 그래픽카드 AS 날아가는 거 아니에요?
엄밀히 말하면, 오버클럭으로 인한 고장은 보증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압을 건드리지 않는 일반적인 오버클럭으로 카드가 고장 날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또한 소프트웨어로 값을 조절한 거라 사용자가 오버클럭을 했다는 걸 제조사에서 증명하기도 거의 불가능하죠.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버클럭 했는데 프레임이 별로 안 오르는 것 같아요.
게임에 따라 오버클럭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게임이 있고, 적게 나타나는 게임이 있습니다. 또한 CPU 성능이 그래픽카드 성능을 못 따라오는 ‘병목 현상’이 있는 경우에도 프레임 향상이 미미할 수 있습니다. 오버클럭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최대한 뽑아 쓰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세요.